2009년 3월 2일 월요일

호랑이와 범

‘호랑(虎狼)’이란 본래 ‘범과 이리’라는 뜻으로, 잔인하고 포악한 사람을 빗대어 이르는 말로 자주 쓰였다. 그런데 호랑이라는 말이 범 옆자리에 슬그머니 들어앉더니, 이제는 범이란 이름을 거의 몰아내고 말았다.
언제부터 그랬는지는 모르겠으나, 대개 북쪽에서는 범이라 부르고 남쪽에서는 호랑이라 불렀는데, 18세기 초 숙종 때의 ‘녕삼별곡(寧三別曲)’이라는 가사(歌詞)에도 호랑이라는 말이 나오는 걸 보면 호랑이라는 이름도 꽤 오래된 말인 모양이다. 그 틈에 덩달아 알록달록한 범나비도 호랑나비로 개명을 하고 말았다.

(정연식, «일상으로 본 조선시대 이야기 2», 청년사, 2001,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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