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15일 월요일

유럽의 가격혁명

16세기의 가격 상승(이른바 가격혁명)을 초래한 결정적 요인으로 흔히 신대륙의 귀금속 유입을 지적할 수 있다. 신대륙으로부터 금과 은이 대량 유입됨으로써 화폐량이 증가했으며, 이것이 가격 상승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 그러나 가격 상승 현상은 신대륙의 귀금속이 본격적으로 유입되기 이전부터 나타났는데, 이것은 인구 증가화폐 유통 속도의 증가 또한 화폐랑 못지않게 가격 상승의 중요한 요인이었음을 알려준다. 인구 증가 시기에 수요 증대 및 시장의 확대와 더불어 생산자들 사이의 사회적 분업이 촉진되었고, 다양한 방식의 상품 생산이 한층 더 활발하게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조건 아래서 귀금속의 유입은 가격 상승을 더욱 가속하는 계기가 되었다.

가격 혁명은 사회 내의 여러 집단에 다양한 영향을 끼쳤다. 생산이나 유통 부문에 직접 관련된 사람들 가운데 혜택을 입은 부류가 있었고, 빈농은 더 가난한 상태로 떨어졌으며, 대토지 소유자들 중에서 자기 과시적인 낭비에 탐닉하던 일부 사람들은 그들의 토지를 시장에 내놓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가격혁명이 사회의 특정 집단에게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다른 집단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식의 이분법적인 결론을 내리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분명한 것은 가격 상승 현상이 농업과 수공업, 두 부문에서 시장 지향적인 성격을 강화하고 나아가 자본주의의 발전 또한 촉진했다는 사실이다. 17세기 가격 하락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았던 네덜란드와 영국에서 이러한 발전이 두드러졌다.

(서양사강의, pp.226-227)

Posted via web from Historian's Worksh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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