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역사학의 아버지 랑케는 역사가가 과거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어야 한다고 믿었고, 또한 그것이 가능하다고 보았다.그러나 역사를 '있는 그대로'라고 할 때, 인류가 살아온 모든 시간과 모든 개개인의 역사를 서술하는 것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동일한 역사적 사건에 대해서도 그것을 바라보는 주체와 평가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E.H. Carr는 이것을 "역사란 현재와 과거와의 대화"라고 정의하였다. 역사는 역사가에 의해 서술되는데, 그 출발점은 언제나 역사가의 현재 문제의식에 있다는 것이다. 역사가의 문제의식에 따라 동일한 역사적 사건도 다르게 해석되며, 선택되는 사료도 달라진다. 마르크스는 이것을 당파성이라고 말했는데, Carr가 역사학에서 가지는 의미는, 모든 이해관계로부터 자유로운 객관적인 역사란 있을 수 없으며, 모든 역사는 당파적이며, 과거라는 실재에 대한 현재적 의미라는 것을 밝혔다는 점에 있다.
그러나 Carr의 역사는 모든 것을 상대적으로 바라보는 역사, 언어로서의 역사는 아니었다. Carr는 역사의 진보를 믿는 근대주의자였으며, 따라서 역사가 일관된 흐름 속에서 발전해 간다고 믿었다. 이러한 Carr의 생각은 헤겔이나 마르크스의 목적론적 역사관과 다를 바 없으며, 진보라는 거대 담론 위에서만 역사를 서술하기 때문에, 다양한 삶을 담아낼 수 없었다는 한계가 있다.-- 도그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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