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과거에 대한 기록이며, 과거에 대한 기억을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그러나 과거가 곧 역사는 아니듯, 과거에 대한 기억 모두가 역사로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이것은 역사가 수많은 기억 중에서 선택되어진 것이라는 뜻이며, 바로 여기에서 역사가 가지는 권위와 독점의 문제가 발생한다. 즉 의도되고 기록된 역사 속에 포함되지 못한 기억은 그대로 잊혀지게 되며, 잊혀진 기억은 역사적 사실에서 탈락하는 것이다. 역사적 사실을 잘못 서술하는 것만이 왜곡은 아니다. 그것을 마치 없었던 것처럼 서술하지 않는것 또한 분명한 왜곡이다. 일본의 우익이 위안부 문제를 서술하려 하지 않는 것, 우리의 역사가 베트남전에서의 한국군의 행동에 대해 서술하지 않는 것 등이 그 예이다. 포스트모던 역사학은 역사학의 객관성에 대한 의문 제기, 즉 역사가 객관적 실재가 아닌 텍스트임을 밝힘으로써,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문제를 넘어 '누구를 위한 역사인가'의 문제에 주목하고, 사회의 지배적 담론에서 배제된 역사의 가능성을 열어주었으며, 거시적 역사가 간과하였던 하위주체들의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가지도록 하였다.최근 기억에 대하여 관심이 증폭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역사를 소수 엘리트가 아닌 하위주체들의 몫으로 돌리기 위해, 전문적 글쓰기 훈련을 받지 못한 그들에게도 역사 서술의 가능성을 열어주기 위함이다.
-- 도그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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