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9일 화요일

문화 보수주의

(서양의 물질적 우위와 동양의 정신적 우위를 대비한 뒤 그 대안으로 동양정신을 강조한) 문화 보수주의는 인도와 중국을 중심으로 타고르와 간디, 량수밍 등에서 보듯 당시 아시아 각국에서 등장하여 아시아인의 정체성을 새삼 확인해주면서 (반)식민지의 민족주의 정서에도 호응하는 기능을 담당했고, 최근에 '아시아적 가치론'으로 연결되기도 했다.

그런데 이 같은 '정신적 아시아론'은 앞서 살펴본 대로, 물질적 우위의 서양이란 산업혁명 이후의 일이고 그 전에는 오히려 동양이 물질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다. 당대 인도의 역사가인 사르카르가 정확히 지적했듯이 "아시아인과 유럽인은 모두 물질적인 동시에 정신적이다. 둘 사이의 차이라고 주장되는 것은 산업혁명에 따라 인류의 일부가 놀라운 성공을 거둔 후 처음 이야기되기 시작했으며, ......" 19~20세기 서양의 물질적 위세에 눌리던 아시아인은 그 위기의 상황에서 만들어진 '물질적 서양론'이란 시각으로 자신의 과거를 재구성하면서 정신적 위안의 도피처를 찾으려 한 것이다. ...... 결국 자기 오리엔탈리즘으로 연결되고 마는 이러한 문화 보수주의 역시 유럽 중심주의에서 진정으로 벗어난 것은 아니다.

(역사교육과 역사인식, pp.366-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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